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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낙서/일상조목의 일상낙서

내 안의 부끄러움

ChoShua 2023. 8. 23. 14:41

최근에 두 장의 사진을 보면서 나에게 들었던 두 마음은 나에게 부끄러움을 주었다. 

한장의 사진은 1년전 개척했던 어느 교회가 1주년 기념으로 예배당 가득 모인 성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또 한장의 사진은 어느 목사님 가정이 나와 비슷한 시기에 개척했지만 성도들이 제법 모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방문을 하고 돌아오는 사진이었다. 

 

첫번째 사진을 보면서는 화가 나고 짜증이 올라왔다.  

그 교회의 목사는 소위 sns와 유명 인터넷 기도회 집회인 다니엘 기도회의 주강사로 전국구 스타가 된 사람이다. 

울산으로 개척하러 올 때 부터 사실 이런 저런 말들이 많았다. 

개척하면 죽기 좋은 척박한 울산에 수도권에서 성공적인 목회를 했고, 남부러울 것 없는 스타인 목사가 

내려오는 것이 엄청나고 대단한 일인 것처럼 떠들어 댔다. 

물론 그 목사 입장에서 그럴 수는 있겠지만 여기에서 살아가고 있고, 개척을 하고 있는 우리는 도대체 먼가 싶었다.

그리고 sns를 통해 맺어진 많은 인맥들이 두손을 들고 그분을 환영하고 기다리면서 개척모임도 가지기 시작했고

내가 아는 지인들도 마치 돌파구를 찾은 것처럼 그곳에 합류하게 되었다고 말을 하는데 솔직히 짜증이 났다. 

그 사람에게 목사인 나는 제법 세월이 묻어있는 '지인'이지만 사실 sns에서 사이다 발언을 내뱉는 사람보다 

못한 관계, 피상적 관계에 불과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솔직한 짜증의 이유이다. 

또한 이전 교회를 피판하면서 새로운 교회를 꿈꾸며 선택한 곳이 그 스타목사의 교회라는 사실은

결국은 사람을 따라가면서 교회를 운운하는 모양처럼 보여 그 또한 솔직히 짜증이 났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개척해서 한 사람 한 사람 오기를 기다리는 나같은 목사에게 한다는 것도 짜증이 났다. 

그래서인지 1주년 기념 사진을 보며 축하해주어야 할텐데 축하보단 비아냥 대고 싶었다. 

 

두번째 사진을 보면서는 답답했다. 

결국은 뭔가를 이루어내야 사람들은 구경이라도 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마음속 깊은 곳에 여전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뭔가를 이루어내는게 내 노력과 맘대로 되면 좋겠지만,

- 실제로 세상에서의 일을 통해 성과를 내는 것은 그게 어느 정도 통하지만 -

영혼의 문제, 영원의 문제를 다루는 종교는 진리를 전할 수록 오히려 더 속도가 늦어지거나 

세상적 관점에서 성공을 이루어 내기는 정말 힘들기 때문이다. 

 

아무튼, 화가나고 짜증이 올라오고 답답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내 안에 작동하는 것들이 여전히 비복음적인 요소들로 많이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또, 그런 일들이 나에게 이루어질때 솔직히 감당할 자신이 없는데

깜냥도 안되는 내가 욕심은 디게 많다는 것도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그러니 화도나고 짜증도 나고 답답하고 그런것이다. 

 

사람에게 미지의 영역은 다른게 아닌 어쩌면 자기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도 모르면서 다른 이를 안다고 설쳐대고, 

심지어 하나님마저 정복했노라 떠들어 대고 교만에 빠지는 것은 어리석고 어리석은 모습이다. 

 

그래서, 늘 질문해야 한다. 고민을 멈춰서는 안된다. 

왜 개척을 했는지?

개척을 통해 무엇을 하려 하는지?

삼위 하나님 한분 만으로 나는 만족하는게 정말 사실인지?

묻고 또 물으며 걸어야 그나마 훗날에 스스로에게 칭찬이라도 해주지 않을까? 싶다. 

좋은 가치나 생각이 그냥 작은 의견에 불과하기보다 

그것 자체가 중요한 현실이 되어지길 기대해 본다. 

 

ps. 혹시나 이 글을 읽으며 나를 두고 하는 말인가 싶은 분들에게는 '용서'를 구합니다. 

제 안의 깊숙한 곳, 제 안의 갈등들은 함께 얼굴 보고 마주할 때 일어날 수도 있겠지만

실은 시간이 지나면서 싸우게되는 영역들입니다. 

따라서 지인들을 향한 개인적 비판이나 비난과는 거리가 먼 저의 성찰 정도에 불과합니다. 

혹시나 마음쓰이신다면 이 댓글로 인해 마음을 편히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반대로 여러분들의 마음속에도 어쩌면 (너 정도에게 내 영혼의 문제를 어떻게 맡겨 ^^)

라는 마음이 깊숙히 있을 수 있습니다. ㅎㅎ 그러므로 서로 퉁 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