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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낙서/일상조목의 일상낙서

하나님께 맡긴다

ChoShua 2022. 10. 3. 14:22

작년부터 올 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일 중에 하나는 일흔이 넘으신 어머니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였습니다. 

노인이 되신 분들이 종종 나이 들어가면 고쳐 쓰는거지요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듯 말씀하실 때가 있는데,

실은 그런 시간들을 통해 어쩌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마지막 순간을 준비해 가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사람이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고 덤벼들때가 많지만 그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가는 

가족이 아플 때 내가 취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부모님이나 가족을 하늘나라로 먼저 보내신 분들의 장례식을 찾아가 마음을 다해 애도하고 위로하는 시간들을

숱하게 가져왔지만 이기적이게도 어머니의 건강 문제에 내가 가지는 관심이나 걱정과는 아예 비교조차 되지 않을 만큼의

태도를 가지게 되는 저를 보며 목회자로 성도들을 섬기는 데 얼마나 제 자신이 얼마나 부족하고 얕은지를 보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부모님께 쏟는 과도하리만큼의 걱정을 모든 사람에게 다 쏟아 붓는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아니라 

더 큰 질병이 금방이라도 찾아오겠다 싶을 정도로 과몰입과 지나친 스트레스는 큰 고통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님 외엔 붙들이가 없음을 깨닫게 되고 

더 나아가서 나의 부모님에 대해 내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들이 전혀 없음을 또 깨닫게 되고

내 자신도 정말 나의 것이 아니라는 고백으로까지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하나님께서 목회자의 길에 서 있는 저에게 이런 부분들을 가르치시는 시간이었나 봅니다. 

부모님의 삶과 인생의 여정이 하나님 앞에서 다룸을 받아야 하는데 어쩌면 제가 계속 가로막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태도로 서 있었던 부분도 솔직하게 있었지 않았나 생각하게도 됩니다. 

감사하게 어느 정도의 재활치료가 성과는 있었지만 확실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부모님들의 선택을 지켜봐야 하는 

내가 부모님을 책임지려고 했던 마음과 태도를 내려놓아야 하는 시점에 하나님께 기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께서 저의 부모님을 저보다 더 많이 사랑하시는 줄 압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부모님들의 아버지이심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하나님 손에 맡겨드리니 하나님께서 인도하옵소서!"

몇 달 간의 고생 끝에 이렇게 제법 신앙스러운(?) 기도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기도 이후 였습니다. 부모님의 문제에 계속해서 개입하려고 하고 걱정하고 저를 스스로 힘들게 하는 것이

여전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뭐가 문제였을까? 내가 왜 이럴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하나님께 맡겼으면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내가 취해야 할 태도인데 

나는 하나님을 신뢰하기 보다 여전히 내가 해온 방식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깨달았을 이 간단한 진리에 대한 원리를 이제서야 무릎을 딱 치며 이해하는 제 자신이 부끄럽기도 합니다. 

아, 그렇지! 하나님께 맡겼으면 맡긴 것은 내가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지!

저는 부모님의 생명, 인생을 책임지고 주관할 수 있는 능력도 없고 그런 위치도 아닙니다. 

부모님도 원치 않으실 것이지요.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각자가 걸어가야 할 길이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움켜 잡는다 한들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일임을 인정해야 하지요. 

하나님께 맡기는 것은 가장 좋으신 아버지,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시는 그 분을 신뢰하고 믿는 믿음의 반응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하나님께 맡기셨다면 선하신 하나님, 인자하신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경건함으로 신뢰하는 우리가 되는 것

그것이 비아토르(순례의 길)에 있는 우리의 가장 현명한 자세 이지 않을까 주절주절 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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