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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낙서/일상조목의 일상낙서

섬기러 오지 마세요~

ChoShua 2022. 11. 10. 20:23


‘말은 제주로 가야하고 사람은 서울로 가야한다’는 말을 들어 보신적이 있으실 겁니다.
말이 뛰어놀기엔 넓은 제주 땅이 적격이고,
사람이 출세하기에는 넓은 수도 서울로 가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라고 볼 수 있을텝니다.
세상의 시각은 큰 물에서 놀아야 뭐라도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상식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은 은연중에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의 생각속에도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심지어, 목회자들의 '목회지'도 규모를 추구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규모가 있다보면 배울 것이 많아 보이고, 관계의 폭도 넓히는데 상당히 도움이 되어 보입니다.
규모가 있는 곳의 리더에게도 뭔가 다른 특별한 점이 있어 보이거나 있을거라는 생각을 쉽게 하게 됩니다.
다음 진로를 위해서도 규모가 있었던 교회를 이력서에 적는 것은 아주 큰 현실적인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규모가 있는 곳이다 보니 부교역자 생활을 할 때에 박봉에 시달리지 않을 정도로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또한 분립개척에 대한 지원이 있는 경우에는 저같은 MH개척(주. 멘땅헤딩개척)과는 출발점이 다름을 보게 됩니다.
아무튼, 규모의 현실은 말씀드린 것처럼 실제하고 있고 부인할 수 없는 일입니다.
솔직히 부러우면 지는 것이지만 종종 부럽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 종종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 사역할 때 만났거나 규모가 있는 교회 출신의 지인들과 교제를 할 때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이제는 개척교회를 섬겨보고 싶습니다."
물론, 본인이 자랐던 교회를 떠나고 공동체를 옮기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지체들은 나름대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참 귀하고 멋진 지체들이지요.
그런데 이 말들을 조금만 다른 각도로 보게 되면 우리가 뭔가 오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은 개척교회는 섬겨야 하고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교회의 일들을 몸으로 섬기고 돕는 것이기도 하고 재정적으로도 부담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물론, 개척교회를 도와야 하는 것은 ‘규모적 측면’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재정적으로, 성도의 수도 부족한 것이 ‘보이는 측면’에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큰 교회에 있었기 때문에 작은 교회는 충분히 섬기고 도울 수 있다는 생각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소위 큰물에서 익힌 기능과 재능을 작은 곳에서는 베풀 수 있는 장점 혹은 은사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것 또한, 분명히 도움이 되고 힘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개척교회를 시작하고 섬겨오면서 조금만 정직하게 생각해 볼 때
개척교회가 내가 섬기고 돕는 것을 통해 세워져 가는 것일까?
적어도 제가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은 ‘사실은 그렇지 않더라!’ 라는 것입니다.
교회는 개척교회이던 규모가 있는 교회이던 인간 누군가의 섬김이 아닌
분명한 주님의 섬김으로 세워져 가는 것이 최우선이었고 가장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신앙생활을 돌이켜 보니 그것은 쉽게 증명이 되었습니다.
늘 우리는 쥐꼬리만큼 했는데 하나님은 그걸 과대포장하신 적이 한 두번이 아니셨지요.
그런 의미에서 개척교회는 우리를 과찬하시는 하나님의 풍성한 사랑과 섬김을
적나라게 하게 누릴 수 있는 기가막힌 곳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개척을 해보고나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고 펼쳐보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를
그런데도 그게 뭐라고 하나님께서 기뻐 사용하시려는 건지를 뒤늦게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에베소서의 말씀처럼 예수 그리스도가 머리가 되셔서 하드캐리 하셔서 세워지는 것이 교회입니다.
우리는 그 몸의 지체가 되어 머리에 순종함으로 반응함으로 주께서 교회를 세워가시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지요.
이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채 개척교회를 생각하며 섬겨야 하는데 도와야 하는데 라는 생각에 머물러 있게 되면
아이러니컬하게도 개척교회를 섬기지도 못하고 돕지도 못하게 됩니다.
섬김과 도움을 실제로 하려니 실제 나의 상태는 나를 섬김고 돕는데도 부족할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척교회로 오실 마음이 있거나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혹은 주저하는 분이 계시다면
조금 마음을 바꿔서 도전해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섬겨야지, 보템이 되어야지 라는 마음은 귀한 마음이지만 가장 나중 순서로 보내시면 어떨까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런 마음으로는 어쩌면 혹은 아마도 개척교회 문 앞까지 오셨다가
발길을 돌리시게 될지도 모릅니다.
개척교회에서 찐찐찐 하나님의 교회됨을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와 보십시오.
이전에 누리던 모든 것들이 사실은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이며 선물이라는 것을 전인격적으로 고백하기 위해 와 보십시오.
한 자리 한 자리의 성도가 저절로 온 것이 아니라 놀라운 인도하심으로 오신 믿음의 지체임을 발견하기 위해 와 보십시오.
주님의 몸된 교회가 아장아장 걷다가 장성해 져서 달릴 수 있게 되는 성장의 모습을 경험하기 위해 와 보십시오.
기도하지 않고, 말씀 앞에 나아가지 않고는 살 수 없고 버틸 수 없다는 것을 리얼하게 체험하기 위해 와 보십시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섬기신다는 그 사실을 깨닫고 이해하기 위해 와 보십시오.

복음이 무미건조해 진 삶을 살고 있습니까?
주일에 드리는 예배 시간에 조는 것이 일상이 된 예배의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까?
헌금 드리고, 봉사 하는 것에만 만족하며 신앙생활 하는 것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신앙생활이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닐텐데 하시는 분이 계십니까?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교회의 본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분이 계십니까?
사람에게 상처받고 교회는 쳐다도 보기 싫어진 분이 계십니까?

개척교회로 와 보십시오.
목회자와 함께 몇 안되는 성도들과 함께
겸손하게 무릎꿇고 서로를 귀히 여기며 울고 불고 난리 부르스를 떨어보십시오. ㅎㅎ 아마 조금은 달라지지 싶습니다. ^^

다시 한번 더 권면 드립니다.
개척교회에 섬기러 오지 마십시오.
누리기 위해 오십시오.
사귐과 누림이 먼저입니다.